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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해발 6000피트 호수로 폭염 탈출

남가주에서 가장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6759 피트 (2060m) 고도의 빅베어 호수는 여름철에는 시원한 공기가 흐르는 숲 속에서 하이킹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호수에서는 유람선 여행뿐 아니라 패들보드 카약 낚시 보트 등 모든 장비를 빌릴 수 있다.   호수를 한바퀴 돌아오는 순환 도로는 자전거 타기에도 좋고 산속으로 거미줄처럼 나있는 비포장 도를 따라 오프 로드를 즐길 수 있다.   숲 속 시원한 그늘 아래 멋진 캠핑장들이 있으며 타운에는 수많은 캐빈과 호텔들 그리고 전통적인 미국 식당들을 비롯하여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많아 하루 혹은 며칠 피서를 지낼 곳으로 손색이 없다.   일 년 내내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데 가을 주말에는 옥토버페스트가 열려 독일 맥주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잠시 짬을 내어 당일로 다녀올 예정이라면 다음 장소를 찾아보면 좋다.    ▶보울더 베이팍(Boulder B-ay Park)에서 피크닉 즐기기   18번 도로 선상에 위치한 보울더 베이 공원은 빅 베어 호수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는 멋진 곳이다. 보울더 베이 공원은 2010년에 새로이 단장했는데 푸른 잔디 위로 가제보가 달린 피크닉 테이블들이 마련되어있고 물놀이 낚시 카약 등을 즐기기에 아주 좋다.   가을이 되면 날씨가 선선해지고 공원의 무성한 녹지가 단풍으로 멋지게 변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빅베어 호수와 산을 배경으로 그림 같은 사진을 찍기에 좋은 장소가 된다. 봄 여름은 따사로운 햇살과 온화한 기후 덕분에 호수를 따라 하이킹을 하거나 고요한 물 위에서 카약이나 카누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된다.   언제 방문하든 보울더 베이 파크에서 즐기는 피크닉이나 휴식은 빅베어가 유럽의 알파인 산속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단지 주말에는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므로 조금 일찍 서둘러 도착하는 게 좋다.    ▶블러프 호수 (Bluff Lake Reserve) 둘러보기   빅베어 호수에서 많은 야외 활동이 가능하지만 초록의 수초가 가득하고 세쿼이아 숲 기분이 나는 랏지폴 소나무 숲 속을 호젓하게 걸어 볼 수 있는 블러프 호수 방문도 좋은 방문지이다.   오래전부터 서부 개척자들의 보금자리였고 보이스카우트나 YMCA 야영장으로 각광을 받던 자리였다. 이곳은 시즌에 따라 형성되는 호수가 있었고 1900년대에 이곳에 캐빈 리조트가 형성되면서 둑을 조성하여 잔잔한 푸른 물결이 아름다운 호수가 만들어진다.   블러프란 허세를 부린다는 의미인데 오래전 이곳 주인이 호수에 물이 없었음에도 물이 가득 찬 호수가 너무 아름답다고 허세를 부리는 바람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금은 비영리 단체 소유로 되어있는데 낚시나 수영은 금지되어있고 5월에서 10월 사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가능하다.   ▶쿠거 크레스트 트레일 (Cougar Crest Trail) 산행하기   빅베어 주변에는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등산로가 여러 군데 있지만 쿠거 크레스트 트레일만큼 파노라믹한 경관을 제공하는 곳은 드물다. 뭉게구름 하늘 아래 초록으로 산을 덮고 있는 피뇬 파인과 주니퍼 사이로 청량한 공기가 감도는 이곳은 창조주가 등산을 위해 마련해놓은 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 등산로는 넓고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어 초보자들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 단지 등산로 마지막 부분인 버르타 픽(Bertha Peak)의 급경사는 옵션으로 오를 수 있다.   등산로 시작점에서 높이 자란 파인트리 사이로 잠시 올라가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왼쪽 길로 올라가도록 한다. 오른편 포장도로는 디스커버리 센터(Discovery Center)로 연결이 되는데 이곳은 샌버나디노 국유림(U.S. Forest Service)의 방문자 센터이며 자연보호 교육관의 역할도 겸해 각종 지도와 책자 기념품 등을 판매한다.   등산로의 처음 1마일 정도는 길이 넓고 완만하다. 이후로는 지그재그로 산기슭을 따라 올라가게 되는데 이 즈음해서 빅베어 호수와 주변의 리조트 시설들이 더욱 넓게 시야로 들어온다.   약 2.2 마일 지점에서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과 만나면서 이 등산로는 끝이 난다. 여기서부터는 우측으로 PCT를 따라 1마일 정도 거리에 있는 8201 피트의 버르타 픽(Bertha Peak)에 도전해 보자.   버르타 픽으로 올라가는 도중 등산로 아래로 펼쳐지는 빅베어 호수의 푸른 물결과 주변경치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 호수 너머 웅장하게 솟아 있는 샌버나디노 산맥(San Bernardino Mountains)의 고고함이 그 멋을 더해준다. 샌버나디노 산맥에는 남가주 최고봉인 샌고고니오 산(1만1502피트)이 있으며 많은 봉우리들이 1만피트(3000미터)가 넘는다.   버르타 픽 정상에서 호수 반대편으로는 수목이 울창한 홀콤 밸리(Holcomb Valley)와 모하비 사막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간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야외활동을 구가할 수 있는 빅베어 호수는 남가주 최고의 휴양지가 아닐 수 없다. 위에 설명한 장소들은 구글 지도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쉽게 찾아 갈 수 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호수 탈출 빅베어 호수 호수 방문 이때 빅베어

2023-08-17

[이 아침에] 좋은 추억에 집중하기

모두들 어렵게 휴가를 조정해서 만든 3년 만의 가족 나들이였다. 아이들 오기 일주일 전부터 멸치 견과류 볶음, 소고기 계란 장조림, 몇 가지 피클 등 밑반찬을 만들기 시작했다. 며칠 연달아 부엌에 서 있는 것이 얼마 만인가. 음식 재료를 사고 유튜브를 보면서 요리를 하고 만든 음식을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으며 여행의 즐거움은 시작되었다. 가까운 빅베어 호수 근처에 캐빈을 빌려 4일간 복닥거렸다.     첫날은 스테이크와 양념 닭을 구우며 여행 분위기를 돋우었고 둘째 날 아침은 건강식으로 오트밀을 끓여 갖은 견과를 넣어 먹었다. 점심은 물냉면, 후루룩 냠냠 모두 맛나게 먹을 때까지는 좋았다. 저녁 무렵부터 한사람 두 사람 두통과 구토와 설사가 시작되었다. 이상한 것은 같은 음식을 먹었는데 남편과 나는 멀쩡했다. 아빠엄마는 ‘스트릿 푸드 먹고 자란 세대’라 배탈이 안 나는 거라는 애들 놀림에 한참을 웃었다.     우린 계획대로 새벽 5시에 일어나 낚싯대를 챙겨 빅베어 호수로 나갔다. 우린 낚시에서 돌아오는 길에 배탈 낫게 하는 약을 사다 날랐다. 냉면? 닭고기? 고산병? 의심은 가지만 원인을 확실히 모르니 당분간 집 음식은 먹지 말자고 정한 후 사흘째 아침은 이머전시로 싸 온 컵반에 물을 부어 먹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라 몽땅 외식으로 돌리게 되었다. 고도가 높고 동네가 작아 음식점이 별로 없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빅베어레이크 시티는 생각보다 넓었고 유명 프렌차이즈 식당들이 많이 들어와 있었다.         남편은 근처 낚시꾼들에게 귀동냥해가며 낚시 장소와 미끼 바꾸기를 몇 차례, 마지막 날 새벽에 드디어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낚싯대가 휘청하더니 송어가 연이어 걸려들었다. 올해 들어 부쩍 월척에 대한 꿈을 키우던 남편의 기쁨이라니. 월척 기념사진을 얼른 가족 카톡방에 올렸다. 아이들은 속이 불편해 음식도 못 먹고 있는데 우리만 즐기는 것 같아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 여행은 아빠만 신났네요!’라는 답글이 올라온다. 웃는 이모콘과 함께 ‘그러네!’ 로 응답하니까, 다들 속도 가라앉고 기분도 좋아졌는지 낚시터로 오겠다고 한다.     월척 명당자리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호수 댐 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문제는 화장실이다. 정말 이렇게 더러운 공공 화장실은 생전 처음이다. 누구든 화장실 안을 보면 빅베어 호수의 맑은 이미지가 사라지고, 잡은 송어도 못 먹을 것 같다. 이미 네 마리나 잡았고, 화장실도 급해서 모두 맥도널드로 향했다. 평소에는 별로 애용하지 않던 맥도날드였지만, 들어오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한 우리 가족, 이렇게 맛있었나 감격까지 하며 음식을 즐겼다. 좋은 일만 좋은 추억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배탈이 나서 구경도 놀지도 제대로 못 하고, 구역질 나는 화장실로 인해 생각만 해도 불쾌하지만, 함께했던 추억으로 인해 다시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오연희 / 시인이 아침에 추억 빅베어레이크 시티 빅베어 호수 공공 화장실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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